도시 아이 솔이가 시골 할머니 집에서 마주친 '작은 기쁨과 경이의 순간들'을 그리는 책이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시골은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느껴지는 공간이지만, 흙과 바람 풀이 살아있는 그 공간은 천진난만한 솔이의 눈과 입을 통해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감자 줄기를 쑥 하고 뽑으니 고구마처럼 자줏빛이 도는 감자가 주렁주렁 딸려 나오고, 그 옆에서 고개를 쏙 하고 내미는 것은 다름 아닌 두더지다. 살아 있는 자연. 그곳에서 만난 '경상도 머스마'상구는 무뚝뚝한 말과 함께 금방 낳은 달걀 한 알을 솔이에게 내민다. 이토록 깜찍한 로맨스가 또 어디 있는가. 물론 솔이의 시골 나들이가 처음부터 즐겁고 신났던 건 아니다. 솔이도 여느 도시 아이들처럼 시골에 가자는 아빠 엄마의 말에 고개부터 도리도리 저었던 것. 처음 만난 상구도 솔이 눈에는 영락없는 '촌뜨기'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자연이 그러하듯, 은근하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솔이. 그런 솔이의 모습이 네 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스럽게 펼쳐진다.